14K 18K 차이,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K값이 실제 금 함량으로 어떻게 이어지는지. 금 함량 차이, K값, 합금 비율 관련 내용도 함께 담았습니다. 금 순도·함량 측정 — K값과 합금 원소를 수치로.

14K 18K 차이는 결국 금 함량 차이다 — 비파괴금분석기로 재면 숫자로 나온다

14K와 18K가 뭐가 다르냐는 질문은 사실 하나로 정리된다. 그 금붙이 안에 순금이 몇 퍼센트 들어 있느냐다. 색이 어떻고 광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는 그 뒤에 따라오는 결과일 뿐이다. 매장에서 손님이 반지를 들고 오면 눈으로 보고 짐작하는 대신 **비파괴금분석기**(형광 X선, XRF)에 올려놓는데, 몇 초 지나면 화면에 Au 58.4, Ag 4.2, Cu 30.1 같은 식으로 원소별 비율이 뜬다. 물건을 자르거나 녹이지 않고 재기 때문에 비파괴라고 부른다. K값은 그 함량을 24분율로 적은 것이다. 24K가 순금이고, 18K는 24분의 18, 14K는 24분의 14다. 계산해 보면 18K는 정확히 75.0%, 14K는 58.33%다. 유럽식 밀레짐(1000분율) 각인으로는 각각 750, 585로 찍힌다. 그러니까 14K와 18K 사이에는 16.67%포인트, 비율로 따지면 18K 쪽에 순금이 약 1.29배 더 들어 있다. 같은 무게라면 그만큼 값이 차이 난다.

매장 카운터에서 분석기 화면을 손님에게 설명하는 모습
매장 카운터에서 분석기 화면을 손님에게 설명하는 모습

K값이 뭔가 — 24분의 몇이라는 뜻

캐럿(Karat, K)은 옛날 금 순도를 24등분으로 나눠 세던 방식이 그대로 남은 것이다. 보석 무게 단위인 캐럿(carat, ct)과 철자도 비슷하고 발음도 같아서 헷갈리는데, 둘은 전혀 다른 말이다. 금에 붙는 K는 무게가 아니라 비율이다. 그래서 K값만 알면 함량은 나눗셈으로 바로 나온다. K ÷ 24 × 100이 퍼센트다. 18 ÷ 24 = 0.75, 14 ÷ 24 = 0.5833이다. 9K면 37.5%, 10K면 41.67%, 22K면 91.67%다. 한 가지 짚어둘 것이 있다. 14K의 정확한 값은 58.33%인데 각인은 585로 찍힌다. 이건 오차가 아니라 유럽 표준이 최소 함량을 58.5%로 잡아 놓아서다. 미국권에서는 583으로 찍힌 물건도 돌아다닌다. 585와 583은 같은 14K를 다른 기준으로 적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14K와 18K, 한 돈 기준으로 순금이 몇 그램인가

퍼센트는 감이 잘 안 오니 무게로 바꿔 보는 편이 낫다. 국내에서 쓰는 한 돈은 3.75g이다. 18K 한 돈짜리 반지 안에 든 순금은 3.75 × 0.75 = 2.81g이다. 14K 한 돈은 3.75 × 0.5833 = 2.19g이다. 같은 한 돈인데 순금만 0.62g 차이가 난다. 10g짜리 목걸이로 늘려 보면 18K는 순금 7.5g, 14K는 5.83g으로 1.67g 벌어진다. 시세로 환산하면 이 차이가 그대로 값 차이가 된다. 다만 매입가는 순금 환산량에 그날 시세를 곱한 뒤 정련 손실과 공임을 어떻게 볼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실제 지급 금액은 매장마다 다르다.

핀셋으로 금반지를 분석기 시료실에 넣는 모습
핀셋으로 금반지를 분석기 시료실에 넣는 모습

나머지 자리에는 뭐가 들어가나 — 합금 비율 읽는 법

18K에서 순금이 아닌 25%, 14K에서 41.67%는 빈 공간이 아니라 다른 금속이다. 이 부분을 합금(alloy)이라고 하고, 여기에 뭘 얼마나 섞느냐가 색과 단단함을 결정한다. 주로 쓰이는 것은 은(Ag)과 구리(Cu)다. 여기에 아연(Zn)이 소량 들어가고, 화이트골드 계열에는 팔라듐(Pd)이나 니켈(Ni)이 들어간다. 비파괴금분석기 화면에 뜨는 원소 목록이 바로 이 구성이다. Au 값만 보고 덮지 말고 옆 칸까지 읽는 습관을 들이면, 같은 14K라도 어느 계열인지 바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14K인데 Cu가 30% 넘게 잡히고 Ag가 4% 안팎이면 붉은 기가 도는 물건이고, Ag와 Cu가 비슷하게 20% 남짓씩 나뉘어 있으면 흔히 보는 노란 14K다. Pd나 Ni가 잡히면 화이트골드 계열이다.

색이 다른 이유 — 로즈골드도 화이트골드도 K값은 같다

로즈골드, 옐로골드, 화이트골드는 K값이 다른 것이 아니다. 14K 로즈골드와 14K 화이트골드는 둘 다 순금 58.33%로 똑같고, 나머지 41.67% 자리를 뭘로 채웠느냐만 다르다. 구리를 많이 넣으면 붉게, 은을 많이 넣으면 옅은 노랑으로 간다. 화이트골드는 팔라듐이나 니켈을 넣어 금색을 눌러 놓은 것이고, 그것만으로는 완전히 하얗지 않아서 표면에 로듐 도금을 얹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화이트골드는 몇 년 쓰면 도금이 닳아 누런 기가 비치는데, 이건 가짜라서가 아니라 안쪽 합금 본래 색이 드러난 것이다. 여기서 실무적으로 조심할 대목이 하나 생긴다. 로듐 도금이 얹힌 물건을 비파괴금분석기에 올리면 기기가 표면부터 읽기 때문에 Rh가 잡히고 Au 값이 실제보다 낮게 나올 수 있다. 도금된 물건은 도금이 얇게 벗겨진 자리나 안쪽 면을 골라 재는 편이 낫다.

벽면 진열대에 반지와 귀걸이가 정리된 모습
벽면 진열대에 반지와 귀걸이가 정리된 모습

14K가 더 단단하다 — 무엇을 고를지 나누는 기준

순금은 무르다. 손톱으로 눌러도 자국이 날 만큼이라 그대로는 반지로 쓰기 어렵다. 그래서 합금을 섞는데, 섞는 비율이 높을수록 단단해진다. 즉 14K가 18K보다 단단하고, 18K가 24K보다 단단하다. 그래서 매일 끼고 벗는 반지, 부딪힐 일이 많은 팔찌 같은 것은 14K 쪽이 형태를 오래 유지한다. 대신 구리 비중이 높은 만큼 오래 두면 표면이 어둡게 변하는 일이 14K에서 더 자주 보인다. 18K는 순금 비율이 높아 변색이 덜하고 색이 진한 대신 무르다. 알레르기 문제도 K값이 아니라 합금 쪽에서 온다. 니켈이 들어간 화이트골드에서 피부 반응이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금 함량과 무관하다. 팔라듐 계열로 바꾸면 달라지는 부분이다.

각인만 믿으면 안 되는 경우 — 585·750 각인과 실제 함량

물건 안쪽에 585, 750, 14K, 18K가 찍혀 있으면 보통은 그 함량이 맞다. 국내에서 정상 유통되는 제품은 대체로 각인과 실제가 일치한다. 문제는 각인이 함량을 증명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각인은 만든 쪽이 찍은 표시일 뿐이라, 도금 제품에 그대로 찍혀 나오거나 오래 손을 탄 물건에서 실제와 어긋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매입 자리에서는 각인을 근거로 값을 치면 안 된다. 비파괴금분석기를 두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각인은 주장이고 측정값은 확인이다. 손님 앞에서 재고 화면을 같이 보면 설명할 것도 줄어든다.

조명이 켜진 소아벨라 주얼리 진열장
조명이 켜진 소아벨라 주얼리 진열장

비파괴금분석기로 어디까지 알 수 있고 어디서 막히나

XRF 방식은 X선을 쏘아 되돌아오는 형광을 읽어 원소 구성을 잡아낸다. 물건을 그대로 두고 몇 초 만에 K값과 합금 비율을 함께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한계는 깊이다. 이 방식은 표면 쪽 얇은 층만 읽는다. 기기와 합금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표면 수십 마이크로미터 범위다. 그래서 도금이 두껍게 올라간 물건은 겉만 금으로 읽힐 수 있고, 속에 다른 금속을 넣은 물건도 표면만 보면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무게가 큰 지금(地金)이나 의심스러운 물건은 측정값 하나로 끝내지 않는다. 무게와 부피로 비중을 재 보거나, 표면을 살짝 긁어 안쪽을 다시 재거나, 값이 큰 건은 녹여서 확인하는 회분법으로 넘긴다. 비파괴 측정은 빠르게 거르는 1차 관문이고, 판단이 갈리면 다음 단계가 따로 있다고 보는 편이 맞다.

금 등급 한눈에 — 9K부터 24K까지

| K값 | 순금 함량 | 각인 | |---|---|---| | 24K | 99.9% 이상 | 999 / 9999 | | 22K | 91.67% | 916 | | 21K | 87.5% | 875 | | 18K | 75.0% | 750 | | 14K | 58.33% | 585 (583) | | 10K | 41.67% | 417 | | 9K | 37.5% | 375 | 국내에서 실제로 많이 도는 것은 24K, 18K, 14K 세 가지다. 22K와 21K는 중동·인도권 제품에서 자주 보이고, 9K와 10K는 영국·미국 계열 제품에서 들어온다. 해외에서 들여온 물건을 받을 때는 각인 체계가 다르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375나 417 각인을 처음 보고 낯설어하는 경우가 있는데, 각각 9K와 10K다.

자주 묻는 질문

14K와 18K 중 어느 쪽이 더 좋은 건가요?

금 함량만 보면 18K가 높습니다. 다만 단단함은 14K가 낫습니다. 매일 착용해 부딪힐 일이 많다면 14K가 형태를 오래 유지하고, 색과 자산 가치를 우선한다면 18K 쪽입니다. 용도가 기준이지 등급이 기준은 아닙니다.

14K도 금인가요? 절반 넘게 다른 금속이라던데요.

금 맞습니다. 순금 58.33%에 은·구리 등이 섞인 합금입니다. 매입할 때도 그 함량만큼 순금으로 환산해 계산합니다. 다만 실제 지급 금액은 정련 손실과 공임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매장마다 다릅니다.

585라고 찍혀 있는데 14K는 58.33%라면서요. 왜 다른가요?

유럽 표준이 14K의 최소 함량을 58.5%로 정해 놓아서 585로 찍습니다. 미국권에서는 계산값 그대로 583으로 찍기도 합니다. 둘 다 14K를 가리키는 표시입니다.

비파괴금분석기 측정값과 각인이 다르면 어느 쪽이 맞나요?

우선 도금 여부와 측정 위치를 확인합니다. 로듐 도금이 얹힌 화이트골드는 표면을 재면 값이 낮게 나옵니다. 위치를 바꿔 다시 재도 차이가 남으면 비중 측정 등 다른 방법으로 교차 확인해야 합니다. 각인은 표시일 뿐 함량을 증명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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